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김훈의 일갈
그대로인것을
2007. 7. 4. 10:27
시사저널이 삼성기사와 관련하여 노사가 첨예한 대립끝에 결국 기자들은 사표를 내고 새로운 저널을 만들겠다는 새매체 창간 선포식을 하는 자리에 참석한 김훈의 말씀^^
"결국 노사 양측이 각자의 파멸로 끝까지 왔다. 회사는 혼신의 힘을 다해서 <시사저널>을 만들고, 기자들은 대책이 없는 미래를 향해서 가고 있다. 이런 것들은 내가 바라던 상황은 아니었다.
여러분은 '참언론'이라고 표현하는데, 참언론은 의견과 사실을 구분해서 말할 줄 아는 것이다. 의견을 사실처럼 말하지 말고, 사실을 의견처럼 말해서는 안 된다. 하지만 우리는 사실을 의견처럼 말하고, 의견을 사실처럼 말할 수밖에 없다. 왜냐하면 각자의 장삿속에 매몰됐기 때문이다.
장삿속에 매몰된 자들의 눈에는 현실의 올바른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. 그 자들은 의견을 사실처럼 말하고, 사실을 의견처럼 말하면서 그것을 '정의'라고 한다. 말을 관리하는 사람이 들여다보는 이 시대 언어의 참상이다.
지난번 문제가 된 <시사저널>의 기사는 의견과 사실을 구별하지 못한 기사다. 나는 그 기사가 빠진 과정은 매우 잘못됐지만, 내가 편집국장이라면 그 기사를 뺐을 것이다. (노사) 양쪽이 불안정하고, 100% 온당하지 못했기 때문에 (양쪽이)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 거라 믿었다.
하지만 나의 소망은 좌절됐고, 내 후배들은 기약할 수 없는 미래로 나가겠다니 더 이상 할 말이 없다."